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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화제의 페루 마추픽추 마라톤 대회

페루의 유명한 유적지이자 관광지 마추픽추에서 마라톤이 열리고 있습니다.

마추픽추와 마라톤? 언뜻 보면 잘 매칭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잉카의 숨결을 달리면서 느껴보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한 특별한 마라톤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마추픽추 마라톤의 정식 대회명칭은 '잉카의 길'입니다. 잉카 문명이 남긴 길을 따라 달리는 마라톤이라는 거죠.

하지만 편의상 마추픽추 마라톤이라고 표현할게요. 마라톤의 골인지점이 바로 ​그 유명한 페루의 공중도시 마추픽추니까요.

마라톤 대회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개막했는데요.

대회가 당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12일까지 장장 9일간 진행된다는 게 독특하네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코스가 워낙 험악하다 보니 하루에 완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네요.

대회는 9일 동안 열리지만 실제로 선수들이 뛰는 날은 6일이라는 점도 재밌죠. 그만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

그렇다고 구간이 특별히 긴 것은 아닙니다. 마라톤 구간은 ​30km(정상구간)와 26.2km(단축구간) 등으로 일반 마라톤보다는 오히려 짧습니다.

코스도 짧은데 뭐가 그렇게 힘들까...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이게 힘들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고산지대에서 열리는 마라톤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라톤의 출발점은 쿠스코인데요. 쿠스코는 해발 2500m에 있는 도시죠.

게다가 골인지점은 마추픽추는 해발 4200m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산지대에서의 마라톤, 체력 소모가 엄청날 수밖에 없겠죠?

​기온도 문제입니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까지 달리다 보면 ​기온이 정말 변화무쌍하다고 해요. 지점에 따라 0도까지 떨어졌던 온도가 30도까지 오르기도 한다니 정말 변덕스러운 거죠.

고산지대에서 온도와 싸우면서 달려야 하는 마라톤. 마추픽추 마라톤은 바로 이런 대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페루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추픽추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완주하기 어려운 15대 마라톤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하는군요.

곧게 뻗은 아스팔트 길도 아니고 잉카문명의 길을 따라서, 고산지대에서, 추위와 더위를 번갈아 맛보며 달려야 하니 완주가 결코 쉽지는 않은 겁니다.

그래서 완주에 걸리는 시간도 보통은 7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열린 마추픽추 마라톤의 우승자는 미국인 조나단 키무라였다는데요. 그의 기록은 6시간41분이었다고 합니다. 거리에 비해 걸린 시간을 보면 얼마나 난코스인지 짐작이 가시죠? ​

마라톤대회는 보통 매년 1회 열리잖아요?

그런데 독특하게도 마추픽추 마라톤은 매년 6월과 8월 두 차례 열립니다. 상반기 대회와 하반기 대회가 있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해마다 대회가 2​번 열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라톤 코스가 소중한 유적지이다 보니 참가인원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마라톤 하면 보통 수백, 수천 명이 한꺼번에 달리는 게 보통인데 ​마추픽추 마라톤엔 대회 때마다 10~15명 소수만 참가합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달리다 보면 유적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추픽추 마라톤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보니 대회를 매년 2회 열고 있는 것입니다.

​인원이 소수이다 보니 선수들이 등번호를 달지 않고 뛰는 것도 마추픽추 마라톤의 특징이라네요.

​마추픽추 마라톤은 1996년에 시작돼 벌써 13년이 됐는데요.

체력만 된다면 저도 한번쯤 참가해 보고 싶네요.. 그런데 워낙 저질 체력이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