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석유부자 베네수엘라 "휘발유가 없어요~!"

베네수엘라는 석유매장량 세계 1위 국가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보다 석유가 더 많다는 거죠. 

 

그런데 베네수엘라에 휘발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개점 휴업 상태인 주유소는 부지기수라고 하네요. 

 

 종이상자를 잘라서 정말 엉성하게 만든 팻말이 주유소에 걸려 있습니다. 

 

"No hay gasolina"라고 적혀 있는데요. 스페인어로 "휘발유 없음"이라는 뜻입니다. 주유소에 휘발유가 없으면 도대체 뭘 파나요... 

 

 남자 두 명이 낑낑(?) 자동차를 밀며 주유소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휘발유를 제때 넣지 못해 먹통(?)이 된 자동차를 밀고 있는 모습인데요. 주유소에 휘발유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없으면 이번엔 차를 밀고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요...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오네요. 

 

 이 사진도 비슷한 장면이군요. 이렇게 지금 베네수엘라에선 휘발유가 모자라 난리랍니다. 

 

특히 콜롬비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지방에선 휘발유 부족이 심각한데요. 휘발유를 넣지 못해 앰뷸런스까지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타치라주가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타치라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최근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군인 2명과 민간인 1명이 다쳤는데요. 신고를 했지만 앰뷸런스는 출동하지 못했습니다. 

 

휘발유를 넣지 못한 게 이유였다니 황당한 일이죠? 

 

 넬슨 수아레스는 타치라주의 119 구조대원입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휘발유를 넣지 못해 앰뷸런스가 출동하지 못하거나 출동한 앰뷸런스가 중간에 멈추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응급환자는 분초를 다투는 경우가 많은데 휘발유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게 아닌지 불안할 때가 많다"고 했어요. 

 

석유부자 베네수엘라에선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주유소에 들어가려는 자동차들이 긴 줄을 서고 있습니다. 기름 넣기 힘드네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휘발유 대란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제봉쇄 때문에 휘발유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현지 언론의 분석은 다릅니다. 국영석유회사의 경영실기가 휘발유 부족의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답니다.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값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저렴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컨설팅회사 다타날리시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선 미화 1센트(약 12원)면 자동차 5대가 휘발유를 가득 넣을 수 있다고 해요.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있어 이런 가격이 가능하다는군요. 

 

 가격이 이렇게 싸다 보니 베네수엘라에선 휘발유 밀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국경만 건너면 몇 백배나 비싼 값에 휘발유를 팔 수 있으니 휘발유 밀수야말로 베네수엘라에선 황금알을 낳는 사업인 셈이죠. 

 

휘발유가 없어 앰뷸런스까지 멈춘 타치라는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입니다. 

 

타치라에서 휘발유가 부족한 이유, 이제 짐작이 가시죠?

 

누군가 앰뷸런스에 넣을 휘발유를 콜롬비아에 내다팔고 있는 겁니다. 

 

 베네수엘라에 식량이 없어 전 국민이 다이어트를 한다는 건 우스갯소리가 아닌데요. 타치라 농민들은 귀한 먹거리(수확한 홍당무와 감자)를 폐기하기도 했답니다. 

 

채소를 운반할 트럭이 없어서 팔지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휘발유가 없어 트럭이 운행하지 못한 거죠. 

 

이 정도면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부족은 재앙 수준입니다.

 

석유부자국가 베네수엘라, 자원개발보다는 우선 정상국가가 되어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