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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콜롬비아에 사는 하마, 어찌해야 할까요?

혹시 남미에 하마가 산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하마는 원래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동물이죠. 그런데 남미에도 하마들이 무리지어 살고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콜롬비아입니다. 

 

한시대를 호령한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녀석들인데요. 개체수가 무섭게 불어나고 있어 콜롬비아가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에스코바르는 남미 마약세계에선 전설 같은 인물인데요. 1993년 군까지 투입된 소탕작전에서 총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그는 1980년대 3000헥타르 규모의 부지에 철옹성 같은 대저택을 지었는데요. 여기에 동물원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른바 <에스코바르의 하마>는 이때 그가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한 녀석들입니다. 

 

당시 에스코바르가 콜롬비아로 수입한 하마는 암컷 3마리, 수컷 2마리 등 5마리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마의 개체수는 최소한 60마리에 이른다고 합니다. 

 

35년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12배로 하마 개체수가 불어난 것이죠. 

 

전문가들은 "하마를 그대로 방치하면 앞으로 30년 내 개체수가 최소한 1000마리로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일각에선 하마들을 살처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콜롬비아는 왜 하마에게 이렇게 지독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요? 

 

에스코바르의 하마들은 주로 마그달레나 강에 모여 서식하고 있습니다. 마그달레나 강은 안데스산맥과 카리브해의 중간 지역을 가르는 콜롬비아의 젖줄과 같은 강입니다. 

 

문제는 하마가 서식하면서 이 강의 생태계가 파괴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마 1마리가 매년 배변을 통해 육지에서 강으로 옮겨가는 탄소와 영양분은 750kg에 달한다는데요. 이로 인해 지리적, 수문학적 변화가 일고 있다고 합니다. 

 

마그달레나 강을 생명줄로 삶고 있는 생물만도 2700여 종에 이른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주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에스코바르의 하마가 몰려 있는 곳엔 이렇게 경고문이 설치돼 있는데요. 

 

하마야 이런 경고문을 읽을 리도 없고, 존중할 이유도 없겠죠. 하마는 서식지를 이탈(?)해 어슬렁어슬렁 산책하기도 합니다. 

 

에스코바르가 사망한 뒤 그의 주택 동물원에 있던 다른 동물들은 콜롬비아 각지에 있는 동물원으로 분산 이주했지만 하마들은 동물원에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사육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동물원들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인데요. 아무도 돌보지 않게 된 하마들은 스스로 마그달레나 강을 찾아가 둥지를 튼 것입니다.  

 

원하지 않은 이민으로 콜롬비아에 정착하게 된 하마들이 살처분 주장을 들으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부디 현명한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