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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콜롬비아 동물원 "동물들 다 죽을 판" SO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구촌 전체가 난리인데요. 사람만 괴롭고 힘든 게 아니라 동물도 전례를 찾기 힘든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의 동물원들이 일제히 SOS를 치고 나섰습니다. 

 

코로나19 경영난으로 동물들에게 먹을 걸 주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네요. 

 

콜롬비아 전국에 산재해 있는 동물원은 모두 12개인데요. 12개 동물원들은 최근 일제히 홈페이지를 통해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동물원의 주인공인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국민에게 SOS를 친 겁니다. 

 

동물원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건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콜롬비아의 동물원들은 운영자금의 90% 이상을 입장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약 1달 전 콜롬비아에서 코로나19로 사회적 의무격리가 발동되면서 동물원도 잠정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매년 동물원을 찾는 사람은 270만 명 정도였는데 입장객의 발걸음이 뚝 끊기니 동물원 운영자금이 나올 구석이 없어진 것이죠. 

 

콜롬비아 바랑키야에 있는 동물원은 콜롬비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동물원입니다.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동물원엔 30종 800여 마리 동물들이 오손도손 살고 있는데요. 

 

이 동물원이 문을 연 이래 이번 같은 위기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바랑키야 동물원의 아하미 페랄타 원장은 "입장객을 받진 않고 있지만 그래도 동물들을 매일 먹여야 하고, 아픈 동물이 있으면 돌봐야 하지 않냐"면서 "운영자금이 이젠 거의 바닥났다"고 했습니다. 

 

그렇죠... 사회적 의무격리로 동물원을 폐쇄했지만 동물들 관리까지 멈출 수는 없는 일이죠.

 

콜롬비아의 동물원들은 단순히 <가둬 놓은> 동물들을 돌보면서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아닙니다. 

 

암시장에서 밀거래되다가 구조된 야생동물들을 일정 기간 돌보고 야생으로 돌려보는 일도 동물원들이 맡고 있거든요. 야생동물의 불법 포획과 밀거래가 남미에서 큰 문제인 건 모두 잘 알고 계시죠? 

 

콜롬비아동물원협회에 따르면 12개 동물원이 돌보는 동물은 모두 1만2200마리에 이른다고 합니다. 

 

12개 동물원이 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비용은 최소한 월 17억8600만 페소(약 5억4100만원)이라고 하는데요. 콜롬비아의 최저임금이 98만 페소 정도인 걸 감안하면 현지에선 정말 큰돈인 셈이죠. 

 

콜롬비아 동물원들은 정부에도 SOS를 쳤는데요. 아직까지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말은 듣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정부도 형편이 여의치는 않은 모양이에요. 

 

코로나19로 사람이나 동물이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