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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황생제 맞은 칠레 연어들의 탈출기

항생제를 맞은 연어가 연어장을 탈출(?)해 칠레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한두 마리가 아니라 무려 69만 마리가 떼지어 양식장을 빠져나갔는데요. 항생제를 맞은 연어가 붙잡혀 식용으로 사용될 경우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게 문제라네요.

생태다양성을 훼손할 수도 있구요.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2위 연어 양식국인​ 칠레로선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탈출사고가 발생한 곳은 칠레 남부 로스라고스에 있는 한 연어양식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노르웨이 기업 마린 하베스트가 운영하는 양식장인데요.

지난 5일 폭우가 내리면서 사고가 터졌습니다.

양식장 시설이 망가지면서 연어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여기저기 생긴 겁니다.

태어나서 팔려가기까지 갇혀 지내야 하는 연어들에게 누군가 감옥 문을 열어준 셈이 된 것입니다. 연어들은 "얏호~" 이러면서 줄줄이 양식장을 빠져나갔죠.

​이래서 연어 69만 마리가 자유의 몸이 됐는데요.

​문제는 이 연어들이 항생제를 맞고 자랐다는 점입니다. 도망간 연어들은 평소 플로르페니콜이라는 항생제를 맞아왔다고 합니다.

이건 동물들에게만 쓰는 항생제라고 하는데요. ​인체에 해롭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항생제를 맞은 연어를 한두 번 먹는다고 큰 일이 나는 건 아니지만 자주 먹으면 사람의 몸에는 슈퍼박테리아라는 병원균이 생길 수 있다고 하네요.

슈퍼박테리아는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하는 병원균이라고 해요.

특히 항생제에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에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

​생태다양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연어들이 닥치는대로 먹잇감을 공격하는 포악한 녀석들이라 말입니다.

​칠레 당국은 부랴부랴 연어 체포작전에 나섰는데요.

바다로 빠져나간 물고기를 다시 잡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지금까지 다시 붙잡힌​ 연어는 3만500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칠레 수산당국은 사고를 낸 연어양식장을 30일간 잠정 폐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벌금도 최대 700만 달러(약 79억원)까지 때릴 수 있다고 하네요.

중남미 언론은 항생제를 맞은 연어들을 '도핑한 연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한동안 칠레 수산업계에 골칫덩이가 될 것 같습니다.